기타음악

잘가요! 조지 마이클! (1963~2016)

72랜드 2016. 12. 26. 23:23

 

 

 

 

 

 

 

 1996년 조지마이클 새앨범이 나왔다는 안내 글씨가 레코드샵에 붙었다. 늘 레코드샵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지만 조지 마이클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었다.

 

 중학교 시절 친구가 나에게 강제로 빌려 준 카세트 테이프가 OLDER이었다. 큰누나가 조지 마이클광팬이라며 큰 누나의 것을 빌려 준 것이다. 내가 이전에 빌려주었던 카세트 테이프에 대한 친구의 답례, 나는 흑백의 수염난 모습의 자켓이 싫었고 강력한 음악과 멋진 스타일을 추구하던 당시에 호의를 거절하지 못하고 받아들었다. 그리고 이내 책상 위에 팽개쳐두었다.......

 

어느 새벽이었을까.......? 친구의 호의에 반 강제적으로 들었던 이 앨범은 그리 거부감들지 않았다. 나는 비주류의 음악을 듣고 있었고 그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지금도 좀 그렇지만) 그리고 남들이 많이 듣는 걸 거부하면서 나만의 정체성을 찾으려 했다. 유치하게.......

야행성이었던 나는 그 뒤 새벽의 적막을 깨기 위해 이어폰으로 들었을 뿐이고 몇 번 더 듣고 친구에게 돌려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고 조지마이클의 음악을 머리속에 되세기고 있는 걸 알았다.......그리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알았다.

  "꽤 괜찮은 음악이었네...?"

 

락 부심 메탈부심 을 부리고 있던 고집퉁이의 인정..... 그리고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억해 두었다가 레코드샵에서 OLDER의 카세트 테잎을 구입해 듣고 듣고 또 들었다. 들을수록 이 앨범이 좋앗다. 곡들이 평범한듯하며 비범했고 조지마이클의 목소리가 기교가없는 듯하면서도 엄청나게 들렸다.......그리고 이내 다른 앨범들도 구해 들었다. 심지어 리어카노점상  불법 복제 테이프까지......

 

 하나의 부끄러웠던 기억이라면 뒤 늦게 조지 마이클이 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다. 이후 외신을 통해 공공장소에서 음란 행위를 햇다는 조지마이클의 기사를 보고 정 떨어졌다. 그의 수염이 역겹게 느껴졌고 음악과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인데 그 음악조차도 가치가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조지마이클을 싫어하는 척 했고 위험하다고 느꼈다........ 사실 나는 기독교 중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종교를 거부하면서도 그 이면에 신성모독이나 동성애에대한 거부감,혹은 두려움이 있었다. 아마도 그런 환경이 영향을 주었던 것 같다......심지어 마이클잭슨도 악마의 음악이라고 주장하는 사촌형과 하루 세번 기도를 꼭 빼먹지 않는 큰 어머니가 있었으니......

 

근데 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그런것들이 다시 중요하지 않다는 걸 깨달아갔다. "게이인게 뭐 대수냐?" 하는 게이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럽게 조지 마이클에 대해서  다시 관심을 가졌다. 역시 음악이 좋았다.......  별다른 이유 없었다. 음악이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서 다시 조지 마이클의 CD들을 샀다. 강력한 음악에 심취해 있으면서도 김치나 단무지를 한 번씩 집어먹듯이 조지 마이클을 들었다. 특히 자기 전에 들으면 더 좋았다.

 

익스트림 메탈을 듣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이야기 할 때 있으면 팝 가수 조지 마이클은 좋아한다고 말했다. 음악이 참 좋다고.....

 

생활화된 음반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의 개인적 행보나 근황 이런거에는 관심없었다. 그냥 음악만을 좋아하고 그 외적인 행보나 이런거는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매달 쏟아지는 락/메탈 음반 체크하기도 바쁘고 그쪽 계통에서 나를 미치게 하는 음반들이 많기 때문에 조지마이클의 음반은 가끔 듣는 청량음료 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휴대전화로 사망기사를 접했다. 잠시 멍 했다..... "아 내가 참 좋아하는 가수였는데...... 잊고 있었네" 

 

이제 같은 시대에 살고 있지않네....? 이상하다.... 아쉽네..... 좀 슬프네.........  참 좋은 음악하는데.......

 

오늘하루  일하면서 몇 번씩 머릿속에 맴돌았다.

 

"잘가요 조지 마이클! 잘 가요 조지 마이클......! 잘 가요 조지 마이클.......! "